브레이크를 밟는 ‘자율주행차’ 액셀 대신

 많은 기술기업이 자율주행차가 나오는 해로 2020년을 꼽았다. 자율주행차가 먼 미래가 아니면 볼 수 없는 기술일 필요는 없다. 사람이 운전에 전혀 신경을 쓰지 않고도 목적지로 실어 자율차가 만들어지는 날이면 교통사고는 획기적으로 줄고 교통 혼잡도 해소될 것이다. 운전에 흥미를 느끼는 사람을 제외하고는 운전에 필요한 에너지도 절약하고 다른 일에 할애하는 시간이 늘어날 것이다. 운전이 어려운 고령층에게도 자율주행 기술은 큰 도움이 될 것이다.

( source : CNBC )

막상 2020년이 되고 보니 자율주행차 업계는 조용했다. 자율주행차 출시를 낙관하던 사람들도 있는 그대로 현실과 마주해야 했다. 여기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세계가 멈췄다. 자율주행차 출시 시기가 더 늦어질 것이라는 전망은 더 설득력을 얻는다. 최근 미국 경제가 재가동에 들어간다는 소식이 들렸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이후 절반 이상 주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시 급증하는 추세다. 나는 그것이 절대로 쉽게 끝나지는 않을 것이다.

뜻밖에 등장한 코로나19. 모든 문제의 화살은 코로나19에 쏠렸다. 자율주행차 출시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얼마 전부터 자율주행차 도입이 예상보다 쉽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이 쏟아졌다. 탑승자가 신경 쓰지 않고 자율 주행 차에 안전을 맡기는 기술을 실현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는 뜻이다.

테슬라는 자율주행기술 기업 평가에서 최하위를 기록했다 (source: Navigant Research)

지난 3월 미국 시장조사 전문기관인 나비건트리서치(Navigant Research)가 자율주행기술 기업 평가보고서를 공개했다. 생산전략, 마케팅, 신뢰성 등을 기준으로 진행한 평가에서 평가점수가 높은 순으로 4개 그룹을 통합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올해 말까지 로보택시 1000만 대를 내놓겠다고 발표해 기대를 모았지만 테슬라는 여기서 세 번째 그룹에 포함돼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다. 최상위 그룹인 첫 번째 그룹에는 구글의 웨이모, 포드, 크루즈 같은 기업이 포진했지만 이들보다 훨씬 낮은 평가를 받았다. 보고서는 테슬라가 제시한 사업모델과 제품이 일치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테슬라는 그렇다고 치자. 그러면 웨이모나 포드는 믿을 만한 기술력을 가졌는지 확인해야 한다. 최근 웨이모는 코로나19 유행에 따른 방역지침을 준수해 해외에서 하드웨어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개발이 늦어지는 것은 당연하다.

포드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포드는 자율주행차 서비스 출시를 2022년으로 연기하겠다고 발표했다. 기업이 발표한 2021년 출시 계획을 1년 더 연기한 것이다. 적자라 자율주행 같은 분야에 투자를 계속할 형편도 아니다.

( source : FORD MOTOR COM PANY )

웨이모와 포드는 그나마 나은 편일 수 있다. 규모가 작은 자율주행차 기업들은 당장 수익이 없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기술 특성상 운영비가 많이 드는 점도 큰 걸림돌이다. 시장조사 전문기관인 피치북(Pitchbook)에 따르면 자율주행차 스타트업은 금융기술이나 헬스케어 기업보다 4배나 많은 금액을 매달 지불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기업에서는 벌써 감원이 계속되고 있다. 시장 분위기가 이렇다 보니 자율주행차 산업 자체가 축소될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사회적으로 거리두기가 실천되면서 자율주행차를 시험하는 것도 상당히 어려워졌다. 도로주행 테스트를 안전하게 하려면 차량에 최소 2명이 타야 한다. 하지만 시기상 이를 지키며 테스트를 강행할 수도 없다.( source : Automotive News )

평소와 달리 사람들이 많이 돌아다니지 않아 거리와 도로는 한산하다. 자동차나 사람이 없으면 테스트 진행에 좋을 것 같지만 현실은 반대다. 텅 빈 도로는 자율주행차를 시험하기에 최악의 조건이다. 언젠가 차가 한 대도 없는 길을 달려야 하는 일도 있을 것이다.그러나 도로에 사람이 뛰어들고 곳곳에서 자동차가 끼어드는 모든 상황에 노출돼야 기술 수준을 파악할 수 있고, 비로소 완전한 테스트가 실현된다. 자율주행차는 어떤 상황에서도 사고 없이 안전하게 목적지에 도착해야 한다.

시뮬레이션을 통해 자율주행차의 도로주행을 대체할 수도 있다. 그러나, 시뮬레이션은 주행에서 발생하는 모든 상황에 극히 일부분만 테스트가 가능하다. 실제 도로주행은 결코 대체할 수 없다.

( source : Uber )

다른 무엇보다도 자율주행차는 안전하다는 확신을 심어줘야 한다. 자율차 개발 초기만 해도 사람들은 기대에 부풀었다. 인간은 스트레스에서 해방돼 기술이 일정 궤도에 진입하면 인간보다 운전도 더 잘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자율주행차 시험 도중 사망자가 나왔을 때 안전성에 의문이 제기됐다. 자율주행을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늘어났다.

2016년에는 테슬라의 전기차 모델S가 트럭과 충돌해 운전자가 사망하는 사고가 있었다. 당시 모델S는 테슬라의 자율주행 기능인 오토 파일럿 모드로 도로를 달리고 있었다. 2018년에도 테슬라의 모델X 교통사고로 운전자가 사망했다. 해당 차량의 운전자들도 오토 파일럿 모드로 설정해 스마트폰 게임을 즐기고 있었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우버의 자율주행차와 보행자의 충돌사고로 보행자가 사망하다 (source: Tempe Police Department)

같은 해 우버의 자율주행 테스트 차량은 도로를 가로지르는 보행자와 부딪혀 보행자는 사망하고 만다. 차량은 62kmh의 속도로 달리고 있었다. 구글 측이 공개한 영상을 보면 차량에는 테스트 담당 직원 1명이 운전석에 앉아 있었다. 직원들이 완전히 운전에 집중한 것은 아니라 영상을 시청하며 전방을 주시해 이런 점이 문제가 됐지만 지난해 11월 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는 시스템 결함으로 인한 사고라고 결론지었다. 차가 앞쪽에 무엇인가 있는 것을 감지했지만 어두워 사람이라고 인식하지 못한 것으로 판단했다. 사고 후 자율주행시험에서는 한 명이 아닌 두 명이 차량에 탑승하는 것이 표준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우버는 잠시 자율주행차 시험을 중단했다가 2년이 지난 최근에야 자율주행 시험을 재개했다.

역시 기술적인 부분에서 성숙기에 접어들지 않은 모습이다. 기술이 완성되지 않았기 때문에 함부로 안전을 거론하는 것도 빠르다. 여전히 도로 시범주행 이상에 이르지 못한 게 현실이다. 도로에 오르는 순간 기술적으로 작은 결함이라도 곧바로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자율 주행 차는 최소한 사람과 같은 수준으로 빠르고 정확하게 행동해야 하며 안전을 담보해야 한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나유권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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